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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산업전환 자동차 생태계] 전기차 시대,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는 어떻게 살아남나(정미경 소장, 내일신문 2026.08.07)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6-08-22 21:51:45 조회수 5

독일 산업전환 자동차 생태계

전기차 시대,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는 어떻게 살아남나

2026-08-07 13:00

해고보다 전환을 선택 … 엘링클링거, 에버슈패허그룹 기술혁신·숙련인력 직무재교육으로 경쟁력 강화

자동차산업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 및 활용 확대로 생산하는 부품과 적용 기술, 제조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산업대전환을 맞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필요한 부품 수가 적고 핵심 기술도 달라 엔진 변속기 배기장치 등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해 온 중소 협력업체들은 기존의 사업모델을 미래차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중소기업은 기술 개발, 설비 전환, 재직자 직무 재교육을 동시에 추진하기에 투자 여력과 연구개발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 한편 부품업체의 기술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부품 공급망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완성차 기업을 포함한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체의 성장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산업대전환은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과 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함께 대응해야 할 산업정책의 핵심 과제로 평가된다. 독일 사례는 자동차 부품업체의 기술혁신과 숙련 전환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해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이 마주하는 도전과 위기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독일 에버슈패허가 생산하는 전기 히터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에 활용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별도의 열원이 필요하다. 이때 전기 히터가 차량 내부와 배터리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가열해 줘 추운 환경에서도 승객에게 쾌적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배터리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전기 히터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전기차가 다양한 기후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는 전기차 대중화와 친환경 모빌리티 확산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필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진 www.eberspaecher.com

 

자동차산업의 전기차 전환은 차량의 동력원만 바꾼 것이 아니라 생산하는 부품과 필요한 기술, 노동자의 직무와 숙련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내연기관차는 약 2만~3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지만, 전기차는 구동계가 단순해 관련 부품 수가 30~40% 감소한다. 이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엔진 변속기 등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해 온 부품업체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산업에서 공급업체는 전체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며 약 30만명이 종사하고 있다. 또한 약 1500~2000개의 부품업체가 완성차 기업과 긴밀한 가치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부품업체의 경쟁력 약화는 단순한 기업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와 고용,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이에 독일은 산업대전환의 대응 방향을 완성차 기업 중심이 아닌 공급망 전체의 전환 역량 강화에 두고 있다.

독일은 2018년 이후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전기차·디지털 기술 확산으로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체계가 흔들리자, 중소 협력업체의 기술 전환과 숙련인력 유지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2020년 미래자동차산업기금을 조성하고 전환 네트워크와 분야별 전환 허브를 통해 배터리 전력전자 경량화 등 미래차 기술의 공동 연구개발과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한다.

이러한 산업전환 정책과 함께 고용정책도 같은 방향에서 추진됐다. 독일 연방고용청은 2019년 시행된 ‘자격기회법’을 통해 재직자의 직업훈련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2024년 도입된 ‘자격전환훈련수당’을 통해 산업구조 변화로 새로운 직무 역량이 필요한 노동자가 고용을 유지하면서 미래 직무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임금 일부를 보전하고 있다.

독일의 핵심 전략은 경기침체와 같은 단기적 위기에는 ‘단축근로제’를 활용해 숙련인력의 이탈을 방지한다. 산업전환 과정에서는 재교육과 직무전환을 통해 기존 노동자의 경험과 숙련을 미래 산업의 역량으로 전환한다.

◆내연기관 부품업체의 전기차 전환 성공사례 = 독일의 이러한 산업·고용 정책은 자동차 부품업체의 산업대전환을 뒷받침한다. 1879년 설립된 엘링클링거(ElringKlinger)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데팅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이다. 2025년 기준 매출은 16억4090만 유로, 임직원은 전세계 8605명이며 19개국 43개 생산·개발 거점을 두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중 하나로 실린더 헤드 가스켓과 엔진 씰링 시스템을 생산하는 내연기관 부품기업이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기존 내연기관 사업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동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의 강점인 소재기술과 정밀가공 역량을 활용해 배터리 셀 하우징, 배터리 모듈, 연료전지 스택 등 전동화 사업분야로 전환하고 있다.

에버슈패허그룹(Eberspaecher Group)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에슬링겐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기업이다.

16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세계 약 80개 사업장을 운영하며, 2025년 기준 약 1만4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2025년 매출은 약 49억8천만유로를 기록했다. 자동차 배기시스템과 차량용 히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전기차 확산에 대응해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전기차용 히터, 배터리 하우징, 연료전지 및 수소기술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철도, 버스, 상용차, 특수차량용 공조(HVAC) 시스템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열관리 분야에도 진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에버슈패허는 기존의 열관리와 유체제어 기술을 새로운 산업으로 이전하는 전략을 통해 자동차 부품기업에서 글로벌 열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해고·공장폐쇄 대신 기술과 숙련 전환 이뤄 = 산업전환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없지 않다. 무베아(Mubea)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텐도른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기업이다. 1916년 설립된 가족경영 기업이다. 무베아의 초고장력강과 복합소재를 활용한 경량화 기술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하지만 유럽 자동차 수요 둔화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2024년 독일 내 일부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베버 오토모티브(Weber Automotive)와 알가이어 오토모티브(Allgaier Automotive)는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전기차 전환하면서 경쟁력을 잃고 부채와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물론 전기차 전환의 환경 변화 속에서도 모든 기업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기존 기술을 미래차 분야로 얼마나 신속하게 전환했는지, 새로운 기술과 설비에 투자할 재무 여력이 있었는지, 그리고 시장 변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했는지 등 다양한 요인이 성패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는 그간 쌓아올린 기술과 숙련, 그리고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산업대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해고나 공장 폐쇄 대신 전환과 혁신을 선택했다. 산업정책과 노동정책을 연계해 기술과 숙련인력을 미래 산업으로 효과적으로 이동시키는데 정부와 노사가 협력해왔다.

 

 

정미경

독일정치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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